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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자디자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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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책은 단순한 경서로서의 대학장구가 아니다. 물론, 이 책이 출판될 당시에는 내용이 대학장구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가치가 인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. 그러나 이 책은 서체의 교본으로서 더욱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.
한자 전용시대에 있어서는 일상생활에서 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서사의 숙달과 서체의 미적 효과의 증대에 관심이 컸던 것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.
이렇게 볼 때 단순히 한 가지의 서체가 아니고 38종이나 되는 많은 서체를 통해서 대학장구를 공부하면서 아울러 서체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는 것은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.
더욱이 필사자, 다시 말해 판하본의 서사자가 다른 사람이 아닌 당대의 명필이었던 김진홍이라고 하면 한결 이 책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.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시대를 초월한 우리 나라 서예교본의 보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.
김진홍은 또한 금강경도 판하본을 각 체로 써서 출판했는데, 이렇듯 유교 경전으로서의 대학만을 쓴 것이 아니라 불교 경전으로서의 금강경도 쓴 것을 보면, 확실히 이른바 글씨를 서예라는 단순한 예술적인 차원을 넘어 하나의 수도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.
견해심경의 내용도 시작의 기본적인 문자의 집성이었으니, 일반적으로 누구나 관심 있는 책을 택해서 이를 38종의 서체로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어떤 서체의 교본보다 널리 알려지고 존중되었을 것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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